티베트 불교 수행 단체, 성추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닥리 린포체' 퇴출

2020. 11. 16. 14:32뉴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약 150개 수행 센터를 운영하는, 가장 큰 티베트 불교 단체 중 하나인 '대승불교전통보존재단'(FPMT)이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티베트 불교 최대 종파 겔룩파 '닥리 린포체'의 단체내 스승 활동 자격을 영구히 정지시켰습니다.

1958년 티베트에서 태어난 닥리 린포체는 1982년 인도로 망명했으며 최대 종파인 겔룩파에서 불교 철학 박사에 준하는 최고 학위인 하람빠 게쉐 자리에 올랐습니다. 지난 해 5월 3일 닥리 린포체는 인도 뉴델리서 캉그라 공항으로 가는 기내에서 30대 인도인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된 후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었으며 재판은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지난 해 5월, 항공기 기내에서 닥리 린포체의 인도 여성 성추행 사건이 보도된 후 서양인 여성 2명과 한국인 여성의 미투 폭로가 이어졌습니다. 재단은 단체내에서 스승으로 활동하는 닥리 린포체의 활동을 일시 중지시키고 성폭력 근절을 위해 활동하는 독립적인 외부 기관인 페이스 트러스트 인스티튜티(FaithTrust Institute)에 조사를 맡겼습니다.

조사를 맡은 페이스트러스트는 2008년 부터 단체내 또는 외부 장소에서 린포체로 부터 성추행, 성희록, 성폭력 등을 당한 복수의 피해자가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출가한 여성들도 있습니다. 린포체는 조사 결과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메일을 재단측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 결과를 놓고 심사숙고한 재단은 만장일치로 닥리 린포체의 스승 활동을 영구히 정지 시켰습니다. 이는 재단내에서 린포체가 스승으로서 더이상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한 여러 노력을 기울이기로 한 재단측은 조사에 협조해준 용기있는 피해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미투 폭로가 있은지 18개월 만입니다. 많이 늦었습니다. 

[대승불교전통보존재단(FPMT)의 발표문]

 

Update from FPMT Inc.

This is an update to our previous announcements concerning our fact-finding assessment undertaken in response to multiple allegations of sexual misconduct by Dagri Rinpoche.  As part of that assessm

fpmt.org

티베트 불교 사회에서 '린포체'라는 호칭은 주로 환생한 고승에게 사용되며 존경을 받으며 출가자로 또는 재가에서 스승의 역할을 하며 티베트 불교를 이끌고 있습니다만, 극히 일부는 그렇지 못한 사례도 있습니다. 예전 블로그에서 린포체들의 성추문 소식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도 바로 알아야 겠다 생각했기에 가감없이 전하려 했습니다.

 

국내에 ‘티베트의 지혜’로 소개 된 베스트셀러 ‘The Tibetan Book of Living and Dying’의 저자로 서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소걀린포체의 성추문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2017년 성적, 정신적, 신체적 학대 등의 문제가 불거져 이끌어 오던 불교 수행 단체 '릭파'의 공식 자리를 내놓았고 약 2년뒤 지병으로 작고했습니다.

당시 전했던 소식에는,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티베트의지혜 저자 소걀 린포체, #내가 누구인가라는 가장 깊고 오랜, 질문에 관하여/마음에 대해 달리기가 말해주는 것들 저자 샤쿙 미팜 린포체를 비롯한 여러 불교 스승들의 불편한 성추문 소식이 있었고 그 중에는 닥리 린포체의 미투 폭로 뉴스도 있었습니다.

 

티베트 불교를 서양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최걈 트룽파 린포체(1939~1987)의 아들로 전 세계 약 200여개의 수행 센터를 이끌었던 샤쿙미팜 린포체(1962~)는 2018년 여러 성적 비행과 관련해 사과하며 공식 석상에서 물러났습니다.

닥리 린포체의 경우는 충격이었습니다. 한국인 여성 A씨도 피해를 입었다 하고 저 또한 가까운 사람이 종교 성직자로부터 비슷한 일을 당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모습을 봤기에 마음이 아펐습니다. 미투 폭로가 있은 후 A씨와 SNS 메신저를 통해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인도 다람살라 사라 티베트 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닥리 린포체로 부터 성추행을 당한 A씨는 그 충격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했고 다른 피해 여성들의 미투 폭로가 있은 후 용기를 내어 자신도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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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가 이어지자 닥리 린포체가 속한 사원측과 일부 그를 따르는 신자들은 피해 여성들을 놓고 달라이 라마를 음해하기 위한 '도르제 슉땐'(겔룩파의 호법신이었으나 14대 달라이 라마가 호법신으로 섬기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금지한 神) 세력이라고 프레임을 씌우며 비난했습니다. 객관적인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침묵이라도 했으면 좋았을텐데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했습니다. 슬픈 일입니다. 

 

미투 폭로 이후 약 18개월이 지난 13일, 한국인 여성 A씨로 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재단이 닥리 린포체의 비위 사실을 확인하고 활동을 영구히 정지한다는 반가운 내용이었습니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 까지, 그 간의 시간은 피해자들에게는 18개월이 아닌 수십년 보다 더 길었을 것 입니다. A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행동이 없었다면 닥리 린포체의 잘못된 행동은 계속되었을지 모릅니다. A씨 페이스북엔 '용서를 구한 닥리 린포체에게 감사한다'며 자신을 믿고 지지해 준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피해자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한국인 여성 A씨는 미투 폭로 이후 재단측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SNS에 소회를 밝혔습니다.(이미지/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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