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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 왕국, 세계 22위 자살률에 변화가 있었을까?

룽타 2022. 11. 24. 17:03

인구 약 76만명인 히말라야의 작은 나라 부탄 왕국을 말할 때 과거 언론에선 흔히들 <행복 지수 1위>라는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습니다. 가난하지만 행복 지수가 세계서 1위라고 하니 당연 부러움을 샀지요.

(참고 사진. 글과 관련이 없음)부탄 왕국 소녀.(사진/유니세프)


부탄 왕국에 대한 국내 언론들 보도나 책을 보고 개인적으로 '정말 부탄이 행복한 나라야?'라며 관심이 커졌고 그 중 '자살률이 세계서 가장 낮다'라는 이야기들이 사실인지 2016년 팩트 체크를 하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다른 공간에 관련 내용을 소개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검증 내용과 이후 부탄 왕국의 자살률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짚어 봅니다.

<WHO, 2012년 자살률 세계 22위>

2016년 불교계 대표언론인 불교신문의 부탄 관련 기사를 접하게 됐습니다. 해당 기사는 2016년 3월 21일자 <청정한 자연과 풍속을 소중히 가꾸는 국민총행복지수(GNH) 세계 1위 부탄> 이란 제목으로 소개되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기사를 읽다가 부탄의 '자살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라고 되어 있어 '행복지수가 높으니 자살률도 낮은가 보다'라며 생각했습니다.

같은 신문 2016년 2월 5일자에는 <파리 생포에 성공한 종업원 “마담 편하게 식사하세요”>라는 제목으로 작가(마음을 멈추고 부탄을 걷다 저자) 전하는 부탄을 소개하는 기사가 실린 내용이었습니다

기사 중에 "현지인과 대화를 하면서 작가는 또 한번 놀란다. 최근 들어 1년에 한명 정도 자살하는 사람이 생기면서 부탄 국왕이 이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하루 평균 46.3명, 33분에 한명 꼴로 자살을 택하는 우리나라와 비교도 안되는 수치다'라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2015년에 출간된 <마음을 멈추고 부탄을 걷다>에서 작가는 '나중에 전해 듣게 된 이야기로는 부탄에서도 몇 년 전부터 한 명씩 자살하는 사람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하루 평균 43.6명, 33분에 한 명꼴로 자살하는 사람이 생기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걱정할 만한 숫자가 아니었지만,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뒷맛이 씁쓸했다.'며 부탄의 자살률은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치로 1년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한 미미한 정도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른 언론들도 비슷했습니다. 2016년 1월 21일자 법률신문의 <행복하십니까?> 기사에서 '그런데 이런 부탄에 최근 자살자가 1년에 한두 명씩 나와 대책을 세우느라 난리라고 한다.'라고 말했고 주간경향의 <당당한 자존감이 행복의 원천>에서도 '최근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자살자가 부탄에 생겼다. 부탄 정부에서는 이 자살자의 발생을 무척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 부산하다.'고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부산일보 2015년 5월 22일 <[한 장면] '空'을 찾아 떠나는 삶의 여행>기사에서 '부탄에는 우울증, 자살, 노숙자가 없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복수 매체들이 이구동성으로 부탄에는 자살률이 낮다고 하니 '역시 그렇구나. 그래도 자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니 부탄 자살률은 실제 얼마나 될까?' 궁금해 관련 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찾아봤습니다.

WHO가 지도로 표기한 세계 자살률. 적색 부분은 15명 이상으로 자살률이 높은 국가입니다. 2014년 9월 4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국가별 자살률 통계자료에서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28.9명이 자살해 3위였고 1위는 남미 가이아나가 인구 10만명당 44.2명이 자살해 1위에 올랐습니다. 북한은 2위였으며 부탄 왕국은 22위로 2012년 한 해 동안 인구 10만명당 17.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미지/WHO)


그러나, 결과는 정말 뜻밖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부탄은 2012년 한 해 동안 119명이 자살해 평균 인구 10만명당 17.3명(남성이 23.1명으로 전체 32위, 여성은 11.2명은 13위)으로 조사 대상 국가 107개 국가 중 22번째로 자살률이 높은 국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현지 매체 꾼셀이 2015년 9월 10일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부탄 정부가 2018년까지 자살률 10%감소를 위한 계획 등을 보도>했는데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모두 361명이 자살을 했고 연 평균 73명으로 한 달에 약 7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중 87%가 15세에서 40세 사이로 청소년과 젊은층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세계 자살률은 감소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부탄의 자살률은 그렇지 못하고 2012년과 2013년에는 오히려 자살률이 증가했다고 꾼셀은 지적했습니다.

자살은 알콜성 간 질환, 순환기 질환, 암, 호흡기 질환, 교통사고 등과 더불어 부탄 국민의 6대 사망 원인 중에 하나로서, 자살의 88%가 시골에서 발생했고 66%는 기혼자이며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의 비율은 약 42%이고 58%가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였습니다.

자살 원인으로는 경제적 요인, 정신 질환, 관계 문제, 가정 폭력, 정서적 학대 등을 주요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었으며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결핵, 말라리아, 후천선 면역 결핍증(HIV)를 합한 것 보다 많습니다.

2015년 12월 22일. 부탄 수상(오른쪽)과 보건 장관(왼쪽)이 제1차 국가자살방지운영위원회가 열린 날 6개 목표, 50개 행동 방안을 담은 '자살예방행동계획'을 발표했습니다.(사진/꾼셀)


2015년 12월 12일 자살예방을 위한 관계 부처 회의가 열려 2018년까지 자살률 10% 감소를 위한 노력을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후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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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률에 변화는?>

결론부터 말하면 2012년 이후 세계 자살률 순위는 하락했으나 최근 3년간 자살자 수는 연평균 100명에 가까워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발생한 자살이 연 평균 73명 보다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2018년 부터 2020년까지 광역 행정 구역 단위별 자살 건수. 3년간 28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연 평균 94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미지/꾼셀)


지난 해 6월 18일 꾼셀 기사에는 부탄 하원의 사회문화위원회는 매년 평균 100명에 가까운 부탄인들이 자살로 목숨을 잃었지만 기존의 조치와 정책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우겐 남게이 위원장은 코로나 전염병이 정신 건강 문제의 수를 더욱 악화시키고 자살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살 사례를 유발하는 주요 위험 요인에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 장애와 암 및 HIV 감염과 같은 신경계 장애가 포함된다며 마약이나 알코올 의존, 사회적 문제, 낮은 정서적 이해력, 열악한 가족 및 개인 관계, 사회적 지원 부족, 경제적 어려움과 같은 다른 요인들도 자살 경향을 촉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부탄이 2018년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로 세계 54위를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에서 2020년 사이에 총 283명의 부탄인이 자살했으며 2020년에만 95건의 자살 사례가 기록되었습니다.

위원회는 국가에서 자살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5개년 행동 계획을 포함하여 시행된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자살 예방 행동 계획(2015-2018)에 따르면 부탄에서 자살의 주요 위험 요인은 정신적 문제(84%), 스트레스(68%), 중독(59%), 가정 폭력(46%)이었습니다.

2015~2019년 보건복지부가 관리하는 정신 장애 사례 자료에 따르면 불안증(7,500건)이 가장 많았고, 음주로 인한 정신장애(5,748건), 우울증(3,377건), 정신병(1,634건), 정신장애 순이었다. 물질 사용으로 인해(1,342). 같은 기간 동안 8,800건 이상의 사례가 기록되었습니다.

<부탄이 행복 지수 1위>라는 오해를 바로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부탄 왕국이 <행복지수 1위 국가>라며 과거 언론들이 보도한 근거는 2010년 영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신경제재단(NEF)이 각국 삶의 만족도, 기대수명, 환경오염 등을 기준으로 한 행복도 조사에서 부탄 왕국이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인데요. 몇 해전 신경제재단 홈페이지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다 부탄 왕국이 1위했다는 내용을 찾지 못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매체가 이와 관련해 균형감있고 명쾌하게 진실을 보도해 속이 후련했는데요.

취재대행소 왱이란 매체는 올 3월 보도에서 "부탄이 1위를 차지한 이유를 찾기 위해 NEF가 발간한 문헌과 데이터를 모두 찾아봤지만 그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며 그래서 HPI 담당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냈고 "부탄은 지구촌 행복지수 1위를 한 적이 없습니다(No Bhutan never came 1st in the HPI)”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아래 기사에서 오류에 의한 잘못된 정보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탄은 정말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가 맞을까?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인구 77만의 나라, 부탄을 보라. 드넓게 펼쳐진 대자연 속에 한 점의 근심도 없이 밝게 웃는 사람들의 모습. 이분들은 대자연과 어울리느라 빡빡한 도시에서 회사와 학교,

v.daum.net

또한 부탄 왕국을 6차례 다녀 온 박진도 충남대 명예교수는 '아~ 이태원 참사, 우리에겐 정부가 없다' 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부탄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 부탄의 행복지수가 세계 1위라는 것은 근거 없는 뜬소문이다. 어떤 조사에서 부탄 사람의 97%가 ‘행복하다’고 답한 것이 그 근거인데 큰 의미는 없다. 오히려 부탄 정부의 국민총행복(GNH) 조사(2015년)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은 43.4%에 지나지 않고, 56.6%는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부탄에 나쁜 감정이라도?

보는 이에 따라 글쓴이가 부탄의 어두운 구석만을 들추는 것처럼 보여 개인적인 좋지 않은 감정이 있어 그런가하며 보는 눈길도 있겠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부탄 왕국 언론을 보면 스스로 자살률이 낮다고 보도한 적 없구요. 행복 지수 1위라고 홍보한 내용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우리가 만든 환상이나 오해에서 비롯된 내용들을 바로 잡아 부탄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한 과정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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