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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네팔의 살아 있는 여신 '쿠마리'로 지낸 여성 이야기

룽타 2021. 9. 20. 14:02

네팔의 살아 있는 여신으로 불리는 '쿠마리'는 힌두교 두르가(Durga) 여신의 살아 있는 화신으로 숭배되는 존재로 쿠마리 데비(Kumari Devi)라고도 하며 신자들로 부터 추앙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네팔 쿠마리 존재가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네팔의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로 30년간 지낸 다나 쿠마리 바지라차르야(사진/AFP)

네팔 쿠마리는 첫 생리가 시작되면 자리에서 물러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는데요. 네팔에서 규모 7.8의 대지진이 발생했던 2015년 4월 60대 여성이 생애 처음 밖으로 걸어 나왔다는 내용과 함께 30년간 쿠마리로 공식 활동하다 강제 은퇴하게된 이야기는 같은 해 외신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강제로 공식 쿠마리 자리에서 내려 온 다나 쿠마리 바지라차르야(사진/AFP)

네팔 지진 발생, 생애 처음 걸어 거리로 나온 그녀

30년간 공식 쿠마리로 활동한 다나 쿠마리 바지라차르야(당시 63세)는 2015년 4월 25일 네팔에 81년만의 강한 지진이 네팔을 강타해 땅이 흔들리고 건물이 붕괴될 때 생애 처음 거리로 나와 땅을 밟았습니다.

네팔에는 지역마다 여러 명의 쿠마리들이 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쿠마리가 있는 반면 파탄 지역 쿠마리는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는 있으나 밖에 나올 때는 사람들이나 가마에 타고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땅을 밟지는 못하게 되어 있어 다른 또래들의 삶과는 거리가 있는 생활을 합니다.

조카인 차니라 바지라 차르야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그녀를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처럼 당장 집을 떠날 수 없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며 그녀가 스스로 걸어 나오는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에 대해 말을 합니다.

그녀 자신 또한 그렇게 집을 떠나게 될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신들이 더 이상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화가 나신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30년간 파탄 쿠마리로 활동했지만 한 순간 강제 은퇴 당해

인터뷰에서 나선 네팔에서 가장 오랫동안 쿠마리 자리를 지켜 온 다나 쿠마리 바지라차르야는 2살때인 1954년 카트만두 계곡 파탄 지역 쿠마리로 추대받았으며 약 30년간 쿠마리로서 생활을 해오다 1984년 강제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고 주장합니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13세의 디펜드라 왕자가 축제에서 그녀를 보고 나이가 너무 많다며 다른 어린 여성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디펜드라 왕자는 이로 부터 17년 후 2001년 술에 취해 왕궁에서 총기를 난사해 네팔 국왕 등 8명을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인물입니다.

네팔 카트만두 계곡 파탄 지역 공식 쿠마리에서 강제로 물러났지만 자신의 의무는 끝나지 않았다며 쿠마리의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진/AFP)


첫 생리가 시작되면 은퇴하는 쿠마리, 어떻게 30년을 공식 쿠마리로 지냈나?

네팔의 쿠마리는 32가지의 특징을 갖고 있는 2세-5세 정도의 여자 아이를 쿠마리로 선택하고 첫 생리가 시작되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여성은 어찌된 노릇인지 30년간 공식 쿠마리로 활동을 합니다. 이에 대해 다나 쿠마리 바지라차르야는 자신이 강제로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생리가 시작되지 않아 계속 쿠마리로 있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그들은 나를 교체할 어떤 이유도 없었다"며 "나는 당시 조금 화가 났다. 나는 내 안에 아직 신이 계신다는 것을 느꼈다"고 자리에서 강제로 물러 났을때의 심정을 털어 놨습니다.

'나의 의무를 포기할 수 없다', 은퇴 후 계속되는 쿠마리의 삶

강제 은퇴 이후 바지라차르야는 자신의 쿠마리로써의 의무를 포기할 수 없어 삶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결심했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쿠마리 전통 의상을 입고 특별한 날에는 이마에 제3의 눈을 그리기도 하며 외출할 때는 전과 같이 가마를 탑니다. 매주 휴일인 토요일이나 축제 기간에는 공식 쿠마리로 활동했던 것처럼 신자들도 받습니다.

"사제들은 할일을 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나의 책임을 포기할 수 없다"는 그녀는 조카 차니라가 2001년 쿠마리로 선택된 후 조카를 도와 쿠마리로서 역할을 잘 수 있게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조카 차니라는 그녀가 지진이 발생한 후 기도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진이 발생하기전 2014년 한 점성가는 다나 쿠마리 바지라차르야가 집을 떠나게 될 것이다라고 예언했지만 아무도 이렇게 지진으로 인해 예언대로 될 줄은 몰랐다고 조카는 말합니다

6년전 AFP 통신을 통해 세상에 그녀의 이야기가 알려진 이후 다나 쿠마리 바지라차르는 외신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인터뷰서 밝혔듯이 네팔의 쿠마리로써 신자들을 돌보고 자신의 의무를 다하며 오래 곁에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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