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인가요? 모처럼 서울 나들이를 위해 나섰습니다. 8년째 인연을 이어 온 포탈라레스토랑(티베트, 네팔, 인도 음식점)을 운영하는 티베트인 민수씨(한국 별명)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포탈라는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궁전이름입니다. 티베트 수도 라싸에 있는 이 곳은 티베트인들에게는 중요한 성지중에 하나입니다.


2016년 11월 14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궁전 '포탈라'에 68년만에 뜬 슈퍼문.  14대 달라이 라마는 중국 정부 위협을 피해 1959년 인도로 망명했지만 라싸에 있는 포탈라는 지금도 티베트인들에게는 중요한 성지입니다.


서울로 가는 동안 여러 생각이 함께합니다. 2008년 티베트에서 잠깐 동안의 살림살이를 접고 돌아온 후 여행동호회 회원들과 포탈라에서 송년회를 했던 그 시간이 민수씨와 처음 인연이였던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티베트를 알리기 위해 늘 애써왔던 민수씨가 운영하는 포탈라 레스토랑은 단순히 생계 유지를 위한 수단뿐만 아니라 저에게는 아지트같은 곳이였습니다. 


티베트인들이 중국 정부 강압 통치에 항의하며 분신 사태가 계속되고 있을 때 다른 분들과 뜻을 모아 2013년 티베트 민중봉기 54주년 기념식 분신 희생자 추모 문화제를 열었습니다. 생업에 바쁜 민수씨였지만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줬고 인도 다람살라, 네팔에 거주하는 망명 티베트인 학생들 돕기, 네팔 지진 사태 구호 활동 크고 작은 이슈가 있을 때 마다 그는 늘 앞장 서 왔습니다.


민수씨의 사업도 잘되고 있었습니다. 종로점과 명동점에 이어 올해 초, 성신여대점을 오픈해 어엿한 사업가로써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랬습니다.


한국에서 티베트를 알려 온 포탈라 레스토랑 종로점 내부 모습. 여러차례 언론에 소개된 적 있는 포탈라 레스토랑(www.potala.co.kr)은 티베트, 네팔, 인도 음식점으로 독특한 인테리어와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입니다.



명동점과 성신여대점을 내놓은 민수씨,  다시 찾아 온 큰 위기


오랫만에 만난 민수씨의 얼굴이 까칠하고 수척해보입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종로점을 제외하고 명동점과 성신여대점을 팔기로 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냅니다.  전화상으로 힘들다는 말은 가끔 들었지만 그냥 하는 소리인가보다 했습니다. 그가 어렵게 털어 놓은 속내는 달랐습니다.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성신여대점을 오픈한 것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이였으나 생각과는 달리 힘든 상황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고 털어 놓습니다.


오랫만에 만난 티베트인 민수씨. 그간 힘들었던 시간들을 허탈한 웃음과 함께 털어 놓습니다.  


자금난을 이겨내기 위해, 네팔에서 수입한 티베트 카펫 판매도 부진해 상황 극복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고가인 티베트 카펫은 수작업으로만 제작되어 품질이 좋은 것으로 세계에서 유명하나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벼랑끝에 선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애지중지해 온 두 곳의 점포를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민수씨와 한국인 아내의 피와 땀으로 일군 포탈라에 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깊은 한숨과 허탈한 웃음이 교차되는 민수씨의 말을 들으면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묵묵히 말을 들어주는 것 밖에는 없었습니다.  


올해 초 오픈한 포탈라 레스토랑 '성신여대점'


네팔 국적의 망명 티베트인 민수씨는, 1997년 이주노동자로 한국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006년 한국인과 결혼해 세 아이를 낳아 살다가 2013년 법무부에 귀화신청을 했지만 우리 정부는 품행이 단정치 않다는 이유를 들어 불허 통보를 받았습니다.


법무부는, 2011년 명동재개발 강제철거 과정에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어 국적법의 귀화요건 가운데 하나인 '품행 단정'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거절했고 이후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까지 했으나 올해 8월 끝내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민수씨가 잘못한 점이 있다면 한 가족의 가장으로 유일한 생계수단이였던 가게를 강제철거로 부터 지키려 한 죄밖에 없습니다.


명동재개발, 귀화신청 불허 등에 이어 민수씨 부부에게 찾아 온 이번 위기는 그 어느때보다 힘들어 보입니다. 내놓은 두 곳의 가게를 제값받고 처분하는 게 아닌 것 같아 더욱 안타깝습니다. 


걱정되는 것은, 경기가 좋지 않아 내놓은 가게 두 곳도 마무리가 잘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세 아이들과 한국에서 힘겹게 버텨가며 살아가고 있는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위기에 처한 민수씨. 이 시련이 모두 꿈이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악몽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역에서 웃는 모습으로 헤어지는 그를 뒤로 하지만 마음이 무겁습니다. 내 자신이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그 동안 그에게 너무 무심했던 것 같아 참 미안합니다.


마음을 모아 기도합니다. '민수씨, 위기를 딛고 일어나기를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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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탈라 레스토랑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tibetan.potala


아름다운 티베트 전통 문양으로 꾸며진 포탈라 레스토랑 종로점 



관련 글 링크


2015/07/17  - 본지, 민수씨와 8월 네팔 2차 구호활동 전개(법보신문)

2013/03/18 - 인연의 힘은 계속된다. : 티베트 민중봉기 기념식 평가 및 회계 결산

2013/08/23 - 도움이 필요한 다람살라 티베트인 학교 "용링 스쿨"




Posted by 룽타(風馬) www.lungt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