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는 수많은 신, 여신, 아바타(신의 화신) 등과 더불어 실제로 살아 있는 여신이 존재합니다.

 

'꾸마리 데비'(Kumari Devi)는 카트만두의 두르바르 광장 옆 꾸마리 바할에 사는 어린 소녀로서 살아있는 여신을 숭배하는 전통은 카트만두의 마지막 말라 궁왕 '자야 쁘라까시 말라'시대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꾸마리에 관한 많은 전설이 내려오는 가운데 그중 유아성애자였던 말라 국왕이 사춘기 이전의 소녀와 성교를 했는데 소녀가 죽자 죄책감으로 어린 소녀를 여신으로 추대하며 참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옵니다.

 

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말라 국왕은 가끔 여신인 '딸레주'(계곡의 수호신)와 주사위 놀이를 했는데 왕이 이기자 화가 난 여신이 더 이상 계곡을 지켜주지 않겠다고 선언하지만 얼마 후 화를 푼 여신은 앞으로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환생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두르가 여신으로 재림한 소녀는 왕국에서 추방당했습니다. 소식을 들은 여왕은 남편에게 다시 어린 소녀를데려오게 해 살아있는 여신으로 추앙했습니다.

 

 

 

네팔의 살아 있는 여신 '꾸마리 데비'

 

 

 

32가지 신체조건을 충족하는 4살에서 7살 사이의 어린 소녀

 

꾸마리는 네와르족 금은세공인이 선발하는데 관례상 4살에 7살 사이의 소녀 중 눈색깔, 치아 모양, 목소리 등 32가지 신체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별의 빛깔이나 자리를 보고 점을 치는 별점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후보자가 나타나면 어두운 방에 가둬 놓고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거나 끔찍한 가면을 쓴 남자가 춤을 추는데 이는 두르가의 현신이라면 두려워하지 않을 테니 시험을 통과한 소녀가 새로운 꾸마리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를 선출할 때 비슷하게 선임 꾸마리가 입었던 의류와 장신구를 골라내야 합니다.

 

꾸마리 데비가 선출되면 소녀는 가족과 함께 꾸마리 바할로 이사하고 1년에 여선 번의 공식행사에만 모습을 드러냅니다.

 

살아 있는 여신 꾸마리 데비의 임기는 첫 생리 혹은 심각한 수준의 출혈이 보이면 끝납니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평범한 사람으로 되돌아 가고 새로운 꾸마리를 선출하게 됩니다.  꾸마리는 살아 있는 여신으로서 재임할 때 사원의 재정 지원을 받으며 은퇴시에도 적지 않은  지참금을 받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간 꾸마리였던 여인과 결혼하는 것은 불운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여신으로 꾸마리에 뽑혔지만 평생 홀로 지내야 하는 소녀는 과연 축복받은 삶일까요?

                              

 

  "축제때 네팔 국민들에게 축복을 내리는 꾸마리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