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통해 전한 분신 소식을 보신 한 선생님께서 의미있는 질문을 주셨어요. 그 분은 "분신하지 않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무력저항이나 게릴라전 같은거. 왜 스스로 죽습니까? 티벳불교에서 분신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라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셨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비슷한 의문을 가지고 계실 것 같아 글을 남깁니다. 이는 말그대로 개인적인 의견이고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한 면을 보고 전부인 것처럼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너그럽게 양해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어느 해, 티벳의 마팜윰쵸에서 거닐고 있는 벗들.


<룽타의 생각>


무력저항, 게릴라전을 하면 상대를 죽여야 하지요. 티베트 자유 운동의 경우 비폭력 저항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70년대까지 동부 티베트 사람들을 중심으로 게릴라전을 펼쳤으나 14대 달라이 라마의 권유로 무력 저항은 끝을 맺게 되구요. 물론, 아주 가끔은 폭력적인 성향을 띤 저항도 있기는 했습니다만, 평화 시위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수는 노래로, 작가는 책으로, 또 다른 이들은 거리에서 1인 시위를, 어떤 때는 거리에 함께 모여서 자유를 외치기도 하구요.


분신을 안타까워 하시는 분들이 그럴거면 중국 군인들하고 싸우다 죽지 왜 그러냐고 하는데요. 14대 달라이 라마를 따르는 대부분의 티벳인들은 상대를 죽이는 식의 저항 운동은 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수행자가 스스로 몸을 불사르는 소신공양(燒身供養)을 단순한 자살이 아닌 깨달음을 얻거나 세상을 구제하기 위한 숭고한 희생으로 여기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0년 조계종의 문수스님께서 4대강 사업 폐지와 부정부패 척결,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요구하며 소신공양을 한 적이 있고,  1963년 6월 11일, 베트남에서 틱꽝득(Thich Quang Duc) 스님이 평화를 기원하며 분신한 사례가 현대사에는 처음 알려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티벳인들의 분신 희생을 불교적 관점에서 소신공양으로 보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5년간 그 분들의 소식을 전하면서 알려진 유서의 내용들을 보면, 우리가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선입견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세계의 평화를 기원한다든지 또는 민족의 단합, 자유를 염원하거나 달라이 라마의 티벳 귀국을 위한다는지, 환경 보호(중국 정부의 무분별한 개발을 안타까워하면서) 등입니다.  중국 정부나 중국인들을 미워한다는 내용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어떤 영상에서는 온 몸이 불길에 휩싸인 가운데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분을 봤고 어떤 여성은 온 몸이 검게 그을린 상태에서 두 손을 모은채 숨진 사진을 보고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때의 충격과 아픔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분신한 148명 모두의 동기가 순수하고 숭고한 희생으로 통한 세상을 구제하기 위함이였는지는 어느 누구도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분신 모두를 두고 소신공양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여지지만, 제 자신의 살아온 환경, 가치관 등을 기준으로 그 분들에게 잣대를 댄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오만이 아닐까 생각될때가 많아 가능하면 판단하지 않고 그 분들의 슬픈 역사를 담담히 소개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티벳인들의 성정이 보통이 아닙니다. 매우 강합니다.  중국 정부가 진심어린 자세로 나서지 않는 이상 분신은 쉽게 멈추지 않는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간절한 것은, 분신이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티베트인들을 위한 티베트'를 꿈꿉니다.





Posted by 룽타(風馬) www.lungt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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